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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허니문 - 요시모토 바나나

by LovEnable 2016. 1. 11.


허니문 - 요시모토 바나나

 

 요시모토 바나나의 글을 읽을때면 표현력에 감탄을 하지 않을수가 없다.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처럼, 내가 살면서 영원히 볼수없을 어느 별의 조각들을 가져다가 글로 풀어놓은듯 하다. 하지만 그런 느낌은 실상 조금만 생각해보면 저 먼 곳에서 온 것들이 아니라 항상 주위에 보이고 들리는 것들이다. 너무 작아서, 너무 커서, 너무 느려서, 너무 빨라서, 너무 바빠서, 너무 한가해서 등등의 갖가지 이유들로 놓치고 있었던 것들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의 글은 놀랍도록 새롭고 신선하지만 전혀 이질감없이 이해할수 있고 마음속으로 깊이 받아들일수 있는것이다. 이번 허니문은 죽음으로 살아감의 의미를 말하고 슬픔으로 희망을 이야기 해주고 있다.

 

 마나카와 히로시는 어릴적 소꿉친구이면서 열여덟살이 되자마자 결혼을 한 부부이다. 특별한 가족이력을 가진 히로시는 할아버지와 개의 죽음 이후로 주변인의 죽음을 두려워하며 살아간다. 그런 그를 안타깝게 바라보며 보살펴주는 마나카. 둘은 부부이긴 하지만 아직 어린 나이에, 아직도 각자의 집에서 사는, 여전히 과거의 소꿉친구같이 지내는 그런 사이다. 그런 그들이 두번의 여행을 통해서 더욱 가까워지며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마음의 상처 역시 조금씩 치료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죽음에 대한 히로시의 고통은 타고난 운명과 여린 심성에서 비롯되었지만 할아버지와 개의 죽음으로 더욱 커지게 된다. 인간이란 누구나 알고 있다. 자신을 포함해 지금 사랑하는 사람도, 가족도, 주변의 누구라도 언젠가는 죽는 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그걸 신경쓰면서 사는 사람은 지극히 적다. 히로시의 경우는 그걸 신경쓰는 사람인것이다. 발의 굳은살은 아무리 벗겨낸다고 해도 또 생긴다고 한다. 그것은 발이 속살을 보호하기 위해서 만들어 내는것이 굳은 살이기 때문에 해를 주는 원인을 없애지 않는 한 계속 생기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죽는 다는것을 알기때문에 히로시의 고민이나 고통이 당연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치료해주기 힘들다. 그것은 옆의 마나카가 가장 잘 알고 있다.

 

 부부라는 것 사랑한다는 것 역시 서로의 모든것을 이해하고 도와줄수는 없다. 어릴적부터 정원에 앉아있길 좋아하는 마나카를 히로시는 이해할수가 없다. 그녀를 위해 옆에 같이 앉았다 하더라도 그녀가 무엇을 바라보는지 무엇을 보면서 즐거워하는지 알수 없는 것이다. 그녀 역시 그가 고톰으로 괴로워함을 알지만 그녀가 해줄수 있는 건 없다. 따뜻한 마음이 있더라도 어쩔수없는 것도 있다. 사람사이에는 아무리 가깝다해도 넘을수 없는 벽이 있다. 그런 그들에게 여행이란 하나의 해결책으로 서로 다른 풍경이 아닌 같은 풍경을 보게 해준다. 그럼으로 저 작은 정원에서도 저 멀리 호주의 돌고래들도 그리고 모든 사람들도 계절이 바뀌는 것처럼 어떻게든 살아간다는것을 알려준다.

 

 담긴 내용은 꽤나 우울해보이지만 글은 아직 소녀티를 가진 마나카의 밝은 분위기속에 흘러간다. 사랑스러운 커플의 이야기를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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