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새 - 요시모토 바나나
주인공인 츠구미라는 병약한 소녀가 등장할때부터 걱정이 앞섰다. 이 소녀의 죽음이 왠지 눈에 보였으니까. '키친'에서 보았던 충격적인 죽음과 최근에 보았던 '허니문'을 되새겨보면 충분히 짐작할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예상을 깨고 아주 밝은 빛으로 읽는 내내 즐거움을 주었다.물론 그녀는 죽는다.그렇지만 다시 태어난다.(히힛!)
책을 다시 읽는 경우의 예를 들면 오래 전에 읽어서 기억이 나지 않거나 읽긴했는데 이해가 제대로 안되었을때가 보통이지만 ;티티새'는 이해를 못한것도 아니고 기억이 안나는 것도 아닌데도 책을 덮고나서도 금새 다시 읽고 싶어졌다.
여름의 햇살과 바다를 가득 담아 놓은 책속의 배경이 아직도 가슴
속에 남아있다. 눈을 감고 상상하기만 해도 즐거울 정도로....
앞서 말한 츠구미라는 소녀는 화자인 마리아의 사촌이다. 하얀 피부에 가느다란 팔과 다리를 가진 작은 체구의 아리따운 소녀로 등장하지만 그런 설정과는 다르게 입이 험하고 성격이 괴팍하다. 그녀는 복수를 위해 누군가를 정말 죽이려고까지 하며 가족이건 친구건 상관 않고 상대의 약점을 꼬집어낸다.
어릴적부터 죽음을 달고 그 경계에 사는 그녀는 그 죽음에 지지 않기 위해 더욱 더 기운차게 살아간다. 그렇기에 그녀를 미워할수 없고 그 강한 모습에 더욱 빠져들게 된다. 거친 성격으로 자신의 약한모습을 지우려는 모습이 '이누도 잇신' 감독의 '조제 물고기와 호랑이들'에 나오는 주인공 '조제'와 많이 닮았다. 조제 역시 마찬가지로 불편한 몸을 가지고 있지만 절대 상대에게 굽히지 않고 당당하며 막말 또한 서슴치 않으며 절대 미워할수 없고 사랑스럽다는 점 역시 닮았다.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추억을 놓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꼭 그런것만은 아닌것 같다. 아름다운 추억에 젖어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걸 동력으로 더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도 있으니까. 어린시절의 추억과 다시 오지 않을 여름의 즐거웠던 기억들. 그리고 이책의 결말은 너무 마음에 든다. 아마도 내 예상대로 결말을 맺었다면 이책을 다시는 쳐다도 안봤을것이다.
티티새는 작가의 다른 책처럼 많은 걸 생각하게 하지는 않지만 그렇기에 더 가치가 있음을 나는 알고 있다. 잊었던 기억들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었고 작게 나마 웃음을 되찾아주었다. 나에게 생각을 강요케하고 머릿속을 맴돌며 고민에 빠지게 하는 책이 많았지만 이번만은 조금 쉴수있을것 같다. 조그맣게 웃으면서... 나에게도 정말 즐거웠던 추억이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느낌과 성격만으로 '츠구미'와 가장 닮은 캐릭터라면 딸기마시마로라는 애니메이션의 '미우'가 아닌가 싶다. 츠구미를 모티브로 만들어진게 아닐까 생각이 들정도니까...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꿈의 해석 - 지그문트 프로이트 (0) | 2016.01.11 |
---|---|
거대한 괴물 - 폴 오스터 (0) | 2016.01.11 |
살인의 해석 - 제드러벤펠드 (0) | 2016.01.11 |
허니문 - 요시모토 바나나 (0) | 2016.01.11 |
지문사냥꾼 - 이적 (0) | 2016.0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