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막히 속삭이는 가장 오래된 공포
공포를 주제로한 소설은 다양하게 분류할수가 있다. 공포의 대상이 되는 소재는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죽음에 대한 것부터, 질병, 물을 두려워 하거나, 높은 곳, 차에 타는 것, 어떤 동물이나 곤충에 대한 혐오감 일수도 있고, 주변의 사람들에 대해서도 공포를 느낄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무수히 많겠지만 여기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공포는 약간 색다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조금은 유치하게 볼수 있을지도 모른다. 내용을 축약해보면 미지의 괴물이야기일뿐이니까...
미지의 괴물을 두려워하기에 어울리는 시대가 지금은 아닐거라고 생각한다. 복잡하게 꼬고 타장르에 섞은 후에 독자들의 뒤통수를 한번 강하게 후려치지 않으면 안될것 같은 이런 시대에 고대부터 살았다는 미지의 괴물이야기라니... 원시인들이나, 아직 문명화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시대에나 통할법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국내에서는 제대로된 -중역이 아닌 완역- 번역판도 이번이 처음이지만 왜 그렇게 뒤늦게서야 나오게 되었는지를 생각해 볼때 앞에서 말한 이 고리타분하고 난해한 매니악한 주제가 한몫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그러면 또 반대로 생각해서 매니악한 독자들을 끌어당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 던지는 질물이 이제부터 내가 하려는 이야기이다. 이런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어린시절 들었던 귀신이나 괴물이야기에 가깝다고 말할수 있다. 어린시절 가보지도 못한 뒷산에 귀신이 어떻게 생겼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한채 듯던 뒷산에서 나온다던 귀신이야기처럼 그저 막연하게 느껴지는 공포라고 할수있다. 그런걸 하나도 몰라도 그저 무서웠으니까, 지금에와서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말이다. 하지만 어릴적 느꼇던 그런 미지의 공포, 그런 공포의 찰나를 이책에서는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도 그런 과거의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닌 틀에 잡힌 어쩌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주면서 말이다. 러브크래프트를 이야기하면 나오는 '크툴루신화'는 그저 책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만들어낸 이 이야기는 점점 뻗어나가서 후대 작가들에게 영향을 미쳤고 수많은 매니악한 추종자도 존재하며, 책뿐만이 아니라 영화, 게임까지 이어져왔다.
처음에 이야기 했던 유치할수도 있는 미지의 괴물이야기를 이처럼 잘 다음어진 신화로서 승화시킨 후, 어울리지 않을것 같던 주제는 지식추구를 우선으로 하는 지금의 시대에 정확하게 들어 맞게된다. 아직은 책의 팬들을 매니아라고 지칭할수밖에 없고 다른 공포소설에 비해 긴장감이 다소 떨어질지도 모르지만, 단순히 괴물이야기가 아니라 내제되어있는 인간이라는 존재자체의 미미함이라던지, 미지의 존재와의 조우에 관한 주제에 대해서 생각해볼수도 있을것이다.
- 가장 이상적이며 가장 오래된 신화조차도 인간이 만들어 낸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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