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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갈라파고스 - 커트 보네거트

by LovEnable 2016. 1. 14.


갈라파고스 - 커트 보네거트

 

 

"아, 그 친구, 어차피 베토벤 9번 교향곡을 작곡할 재목은 아니었어."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을 지극히 생물학적인 관점과 작가의 삐뚤어진 시선으로 해석하고 있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끊임없이 그가 주장 하는 건 인간의 뇌를 진화라고 이야기하지만 인간이 행복해질수 없는 이유는 발달한 뇌 때문이라는 것이다.  요컨대, 우리가 진화라고 부르는것은 사실은 퇴화가 맞다는 것이며, 책에서는 인류의 미래의 종(種)이 등장하는데 그들은 뇌는 줄어들고 몸은 지느러미가 있으며 손은 사라져버린 물고기에 가까운 인어로 묘사된다. 하지만 그들은 항상 즐거움속에서 산다고 덧붙이면서...

 

 책 제목인 갈라파고스는 배경이자 인류 최후의 사람들이 탄 노아의 방주가 도달한 아라라트산으로써 표현 되며, 다윈이 종의 기원을 쓴 섬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이 다윈의 진화론을 바탕으로 인류를 교묘하게 비꼬고 있다. 갈라파고스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진화한 생물에 인간을 추가하면서 말이다. 그 자신도 어깨위에 커다란 머리를 달고 있으면서 인간의 뇌를 비웃고 있는 것이다. 그런 뇌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이런 글을 쓰지도 못했을 것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일부러 빼버렸는지는 알수없다. 이분이 아직 살아있는지는 모르지만 뇌에게 경배와 찬사를 아끼지 않는 '뇌'를 쓴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한번 마나게 해주는 것도 인류에게는 도움이 될것이다 .한명은 뇌로써 뇌를 분석하려고 했다는 아이러니를 보여주는 분이고  다른 한분은 뇌를 달고도 뇌를 싫어하는 분이니 어떤 면에서건 둘의 만남은 큰 영향을 줄것이다. 문명의 충돌이 별것인가? 

 

 그러면 왜 발달한 뇌가 퇴화인가 또한 물고기에 가까운 미래의 인류가 어째서 지금의 인류보다 우수하다고 이야기 하는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지 않을수가 없다. 갈라파고스에는 그의 이야기에 힘이 되주는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 인물들에 대해서 조금만 이야기해보면 이해가 된다. 남편의 죽음으로 인해 자살을 결심하는 여인이 등장하는데, 생존을 위해 발달한 진화의 산물인 뇌가 그 여인으로 하여금 죽음을 결심하도록 강요한다. 사기꾼인 남자, 그는 발달한 뇌의 도움으로 항상 거짓말만 늘어 놓는다. 부러울게 없는 부자인 남자, 그는 가장 기본적인 자연법칙인 종의 보존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다.(이와 관련한 예로서 성공한 가정의 자녀수가 평균적으로 적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생명의 위험에 처했음에도 자신의 지위와 체면을 더욱 중요시하는 선장, 그리고 전쟁에 대한 것들(이것에 대해서는 굳이 덧부일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이것들을 줄요서 이야기하면 어떤게 좋을까. 똑똑한 인간들 저지르는 멍청한 일들? 

 인간은 갈라파고스로 난파된 몇명의 인류를 제외하고는 여성의 난소를 파괴해버리는 바이러스로 인해 더이상 종을 보존할수가 없게 되어 곧 멸종에 처하게 된다.(그들이 난파한 갈라파고스의 산타로살리아라는 섬을 제외하고..) 이후로 일만년, 그곳에서 번식하며 진화하게 된 새로운 인류는 이미 적었듯이 물고기를 잡아먹고 때로는 새를 잡아 먹으며 도구를 사용할 손이 없는 대신에 물속에서 빠르게 이동할수있는 지느러미를 가진 인어에 가까운 종이 된다. 물론 뇌는 더욱 작아져서 6개월만 지나면 자신의 부모를 기억하지 못할 정도의 생명체가 된다. 하지만 그들은 다른 어떠한 고민도 없으므로 행복하게 살아간다. 정말 말그대로 다른 고민이 없다.

왜냐하면 생각을 할수가 없으니까....

 

 작가인 커트보네거트는 이책으로 처음 접했는데, 나는 이런 신랄한 혀를 가진 사람들을 좋아한다. 대표적으로 움베르토 에코가 있다. 책의 표지에는 고도의 풍자적 묘사와 블랙코미디라고 했는데, 그렇게 고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가끔씩 나의 뇌에 정을 박아넣어 때려주시는 이런분들의 글은 내 부족한 정신의 눈을 뜨게해주니 갈라파고스 바다 거북처럼 사는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언젠가 이런 조사를 본적이 있는데 인간의 고민은 대부분이 앞으로 닥칠일에 대한 고민이며, 다른 말로 하면 쓸데없는 고민이라고 한다. 작가의 말대로 이 1kg이 넘는 덩어리는 전혀 쓸모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인류가 이렇게 걸어온 걸음이 퇴화가 아닌 진화라고 굳게 믿고 있다. 어쩌면 그의 말대로 인류의 방향은 잘못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뇌는 새의 날개처럼 날기만을 위한, 호랑이의 발톱처럼 상대를 위협하기 위한것만이 아닌 쓰기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수 있는 양날의 검이며 무한의 가능성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영 그것을 깨닫지 못하면 책의 말대로 짐을 가지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일것이다.

 

마지막으로 그가 책 내내 이야기 했던

한 인간의 죽음과 남은 삻의 가능성을 축약시켰던 그 한마디

"아, 그 친구, 어차피 베토벤 9번 교향곡을 작곡할 재목은 아니었어."

 

인간이 그렇게 위대한 존재가 아니란것만은 절대적으로 동감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