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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높은성의 사나이 - 필립 K. 딕

by LovEnable 2016. 1. 11.



현재의 역사가 아닌 픽션, 그러니까 만약에 이랬다며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에서 대체 역사라는 장르가 생겨났다. 하지만 이 대체 역사를 다루는 책들을 그저 작가의 호기심이나 상상력에서 나온 유희나 시간때우기 정도의 책으로 단정짓는건 슬픈일이다. 대체 역사소설이라는 것은 어떤 가정을 하고 쓰기 때문에 자기 마음대로 쓸수도 있지만 그렇게 마음대로 쓴다면 그건 그냥 S.F일뿐 대체 역사라고 할수는 없다. 가정 역시도 어느정도의 역사적 기반에서 출발을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에 대해서 지식이 없다면 쓸수가 없는게 대체 역사 소설이라고 할수있다. 지금의 역사를 다룬 역사소설의 경우는 이미 밝혀진 사실에 작가의 생각을 덧붙이고 살을 입혀서 만드는게 보통이지만 대체역사의 경우는 기초틀만을 제외하고는 작가의 생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어느쪽이 우월하다는게 아니라, (그런걸 나누는건 시간이 많은 바보가 해야할 일이다.) 기본 스토리를 지어서 쓴다면 역사소설이 아니지 않겠는가.. 그점이 다르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그렇게 가정을 두고 다른시점으로 바라보면 지금은 느끼지 못하는 부분을 새롭게 발견할수도 있으며 새로운시각으로 역사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볼수있는 기회가 될것이다. 

 이책은 앞서 길게 설명한것처럼 대체역사소설이다. 세계 2차대전의 승자가 바뀌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가정을 가지고 출발한다. 2차대전의 승자가, 반대로 패자가 되어버린 땅인 미국에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2차대전의 승자는 독일과 일본이 되고 미국은 그들의 지배를 받게 된다. 그것도 반씩 나뉘어져서 말이다.

  쉽게 예상할수있듯이 미국인은 독일인이나 일본인에게 괄시를 당하는 삶을 살아간다.

그 이야기를 여러시점으로 잘 풀어서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이야기를 이어주는 다양한 소재가 등장하는데 역술(점)이라던지 미국의 골동품, 금서로 지정된 책이다.

 승자인 일본인과 독일인, 패자인 일본인과 나치가 존재하는 세상에 살고있는 유태인들, 정치나 힘에 관여한 사람, 그런것과는 무관한 사람등 다양한 시점으로 이야기를 이야기 하고 있다.  

 시점보다는 이소재에 관심이 많이 갔는데 그중 하나인 일본에 의해 들여온 점술은 일본인뿐 아니라 미국인까지 자신의 일을 결정할때 흔히 사용이 된다. 마치 나의 진로에 대해 결정을 하거나 사업상의 결정을 내릴때마다 점을 본다고 생각하면 된다. 승자에 의해 흡수되는 문명에 대해서 흡수되는 문화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지금의 문화는 분명 우월이라던지 그런걸 떠나서 만들어진다지만 왜 문명이 점점 서구화 되는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볼때, 이책에서 일본에 의해 들여온 점술이 미국인의 생활에 중심에 잡게 되었다는것에 적용을 해보면 그럴듯한 이야기라고 생각이 된다.

 또 다른 문화의 이야기로 미국의 골동품을 예로 들수있는데 일본인중 많은 고위층이 가진 취미가 미국의 골동품수집으로 나온다. 그 골동품이라는것이 오래된 권총이라던지, 그림, 만화책, 역사적 가치를 지닌 유품등도 있다. 이정도는 그럴수 있다지만 미키마우스시계까지도 그들의 수집품의 대상이 된다. 그들은 미국의 제품에는 관심이 없지만 미국의 오래된 골동품에는 관심을 가진다. 점령한 기념일지 아니면 어떤 열등감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부분은 어떤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마지막으로 금서로 지정된 책인 '메뚜기 무겁게 가로눕다.' 라는 책이 등장하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이책은 이소설안에서 등장하는 대체 소설이다. 일본과 독일이 전쟁에서 졌다는걸 가정한 책. 그러니까 이 책안에서 오히려 현실을 이야기하려 하고 있는것이다. 그들의 현실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책이니 지배자입장에서 금서로 지정할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를 부정하는 소수의 이야기 조차도 잡아낸 작가의 생각에 감탄이 들었다. 참고로 이책의 제목인 높은성의 사나이란 저 '메뚜기 무겁게...'를 쓴 사람을 지칭한다. 

 정치적인 부분이나 서양의 정서가 많이 담겨 있어서 사실 정확하게 다 파악하면서 읽지는 못했다. 상징적인 부분도 많고 여러가지이야기거리를 던져놓는데 정작 부족한 지식때문에 모든것을 맛보지 못해 아쉽다. 역시 대체소설은 역사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읽어야지만 그 맛을 알수가 있고 작가의 생각을 정확하게 파악할수가 있을것이다. 그런면에서 아쉬움이 생겨난다.

 


여러나라에 발간된 The Man in the HighCastle